본문 바로가기

logo

행복나눔복지센터 무료 전화 상담 !

요양스토리

치매 할머니와 함께 사는 우리 가족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3-07 09:25 조회102회 댓글0건

본문





치매 할머니와 함께 사는 우리 가족 이야기


<  최동혁  >

 


안녕하세요. 저는 치매에 걸리신 93세 외할머니와 함께 사는 29살 직장인입니다.

아는 분의 소개로 이런 체험수기를 올리는 공모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입상을 하던 안 하든 제 이야기를 한 번 들려 드리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직장 문제로 저만 따로 독립한 상태이지만,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 어머니, 형, 그리고 저 이렇게 네 명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시골에 살고 계셨던 할머니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자주 우리 집으로 올라오셔서 몇 달씩 지내다 가시고는 했습니다. 살갑지도 않고, 말씀도 거의 없는 분이셨지만, 우리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은 전해져서 할머니를 참 많이 좋아했습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 건강상의 문제로 할머니께서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셨고, 의사의 권유로 치매 검사를 한 결과 치매 초기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치매 진단을 받은 할머니를 시골에 혼자 둘 수 없어 어머니 쪽 형제들이 의논을 하였지만, 각자의 사정만 말할 뿐 누구 한 명 할머니를 모시겠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어머니가 할머니를 모시게 되었고,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7년부터 할머니와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이때는 할머니의 치매가 초기여서 특별히 문제가 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오히려 우리 가족이 더 행복했었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2011년 추석을 지내고 2주가 지난 일요일 밤, 저녁을 드시고 화장실을 가신 아버지께서 급성 심장마비로 병원에 이송 되었지만, 이틀 만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와의 이별에 우리 가족은 모두 절망에 빠졌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치매가 심해진 할머니만 아버지의 죽음을 인지하지 못하셨습니다.

갑작스럽게 가장이 되어버린 어머니께서는 슬퍼할 겨를도 없이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일을 하셨고, 저와 형도 어머니를 도우며 하고 있던 일에 몰두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슬픔을 견디며 살기도 힘든데, 할머니의 치매는 급속도로 심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매일 저녁 이불에 소변을 보시는 바람에, 어머니는 매일 아침 할머니를 씻기고 이불 빨래를 하신 후, 출근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날마다 아무 말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신 채 소파에 앉아 무의미한 하루를 보내셨고, 반복되는 그런 일상에 어머니는 점점 지쳐가셨습니다. 친척을 포함한 누구도 어머니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습니다. 버틸 때까지 버티신 어머니는 결국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기로 결심하셨지만, 막상 할머니를 보시면 요양원에 보내겠다는 마음을 접으셨습니다. 어머니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매일 울며 하루를 보내셨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보며 저와 형이 돕는다고 도왔지만, 그저 일주일에 몇 번 할머니를 대신 씻기고 이불 빨래를 하는 것 이외에 현실적인 문제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께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겠다며 공부를 하기 시작하셨고, 거기에서 알게 된 분들을 통해서 치매 어르신 분들을 주간에 보호해주는 주간보호센터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셨습니다. 가격도 저렴해서 어머니는 당장 집 근처 주간보호센터에 할머니를 등록하고 보내셨습니다. 이때부터 우리 집과 할머니에게 참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엉덩이를 질질 끌고 다니셨던 할머니께서 지팡이를 짚고 걷기 시작하신 겁니다. 그리고 말이 전혀 없던 할머니께서 이젠 말을 걸면 대답을 하거나 웃기도 하고, 무언가를 하려고도 하시는 등 정말 많이 바뀌셨습니다. 어머니와 형, 저 모두 할머니의 변화된 모습을 보며 많이 놀랐습니다. 센터 프로그램을 통해 비누도 만들어 오고 편지도 써 보며,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처럼 즐거워하시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습니다.






 우리 가족에게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매일 울며 절망적인 시간을 보내던 어머니께서도 이젠 잠시라도 할머니에게서 떨어져 본인만의 시간을 갖게 되니 마음의 여유를 좀 찾으신 것 같았습니다. 마음 편히 일을 나가실 수 있고, 전보다 밝아진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어머니도 같이 밝아지셨습니다. 그런 할머니와 어머니의 모습을 보자 저도 마음이 놓였습니다. 열심히 공부하신 어머니께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는 데 성공하셨고, 할머니가 다니시는 주간보호센터에 당당히 취직까지 하게 되셨습니다. 그곳에서 일하시며 할머니가 어떻게 생활하시는지 알게 된 어머니는 할머니께서 하루를 참 알차게 보낸다며 저희에게 사진도 보여주시고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지금도 할머니는 주말을 제외한 매일을 주간보호센터에 다니시고 계십니다. 어머니는 사정상 센터 일을 그만두시고 재가를 하고 계시구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에 비해 지금 우리 집은 참 많이 안정된 것 같습니다. 주간보호센터를 알기 전엔 정말 절망적이었습니다.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우리 가족이 살 방법은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는 것인데, 보내려고 독하게 마음먹어봤자 할머니 얼굴을 보면 보내지 못하는 가족들. 어떠한 도움도 받을 수 없었고, 받는 방법도 몰랐고,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주간보호센터 덕분에 그 힘듦이 절반은 줄어든 것 같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설이 많아지고, 많이 알려져서 치매 어르신을 모시고 있는 가족들이 많이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할머니는 아마 어젯밤에도 이불에 소변을 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엔 어머니가 할머니를 씻기고, 센터에 보내시고, 이불 빨래를 하신 후 출근하셨겠지요? 아마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진 이런 일상이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주간보호센터 덕분에 어머니의 고생이 조금은 줄어드신 게 맞지만, 그래도 할머니 때문에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보면 마음이 참 아픕니다.

    


오랜만에 집에 가서 할머니께 인사를 해도 신기하게 저는 잊어버리지 않으십니다. 다른 친척들은 다 잊어버려도 어머니와 형, 저만큼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으십니다. 이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할머니가 안타깝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할 때가 많습니다. 이제 어머니는 웃으면서 말씀하십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절대 요양원에 보내지 않고 어머니가 모실 거라고 말입니다. 제가 장난으로 ‘엄마 힘드니까 할머니 그만 요양원에 보내고 우리 편하게 살자’고 말하면 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 놓고 우리가 편하게 살면 얼마나 편하게 살겠냐’고요. 어머니의 그런 말씀을 들으면 가슴이 찡합니다.

예전 희망이 없었던 때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머니는 할머니를 모시느라 여전히 고생하시지만, 지금은 너무 행복합니다. 주간보호센터를 다니면서 얼굴에 생기가 도는 할머니를 보면 마냥 신기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주간보호센터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은인인 것 같습니다. 빛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나마 희망의 빛을 보여주었으니까요. 우리 가족뿐 아니라 치매 어르신을 모시고 있는 수많은 보호자분들이 주간보호센터를 알게 되고, 많은 도움을 받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 2017년 장기요양보험 수기공무 체험수기 장려장 최동혁님 글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상호명 : 행복나눔복지센터 | 대표자 : 유경애 | 주소 :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만안로 49 호정타워 310호(안양동)
TEL : 031-441-4028.9 | E-Mail : mastercare@naver.com | 사업자등록번호 : 736-80-00964

Copyright © 행복나눔복지센터. All rights reserved. ADMIN